올인원 네트워크 스피커 테크닉스 오타바 SC-C70MK2

왜 올인원 스피커를 선택하는가?

한때 홈 하이파이 시스템(Home Hi-Fi System)이라고 하면 고가의 장비라는 인식 때문에 왠지 부유한 사람의 범접하기 어려운 취미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가격대를 낮춘 올인원 스피커가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집안에 음악 감상용 스피커를 구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인원 스피커는 말 그대로 스피커 하나에 서브우퍼, 앰프, 네트워크 기능 등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는 제품이다. 기존의 홈 하이파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스피커와 서브우퍼, 앰프를 별개로 구성해야 했다.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장비 간의 상성 등도 신경 써야 하는 등의 진입장벽이 높았는데 올인원 스피커는 이런 번거로움을 해결했으니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음악 감상에는 진심이지만 큰 비용을 들이거나 관련 장비를 공부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예전부터 올인원 스피커를 주로 사용해왔다. 처음 선택했던 스피커는 신혼 가전으로 구매했던 제네바M(Geneva M)이었는데, 클래식한 디자인과 전체적으로 좋은 밸런스의 음질을 들려주는 성능으로 꽤 오랫동안 만족스럽게 사용했던 걸로 기억한다.

오래전 떠나 보냈지만 신혼집의 거실 인테리어의 주축을 담당했던 추억의 제네바M 스피커

하지만 지방으로 이주하면서 당시 짐같이 느껴졌던 제네바M 스피커는 중고나라를 통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 되었다.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당시 코로나로 인해 새제품이 생산이 안되던 시기라 아주 좋은 가격으로 판매를 하게 되어 큰 위안이 되었다. 그 정도로 제네바 스피커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았다.

테크닉스 오타바 (Technics Ottava SC-C70MK2)

새로운 집에 정착을 하고 육아에 모든 라이프스타일이 맞춰져 있어 정신 없던 때, 문득 집에 음악이 끊이지 않았던 예전이 그리웠다. 그래서 적합한 올인원 스피커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아내가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바로 CD가 재생되어야 한다는 것. 이유는 유아 교재와 동요 등이 아직도 CD로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아직도 CD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유아 미디어 시장. 이미 보유한 유아용 CD가 꽤나 된다.

이미 레거시 미디어로 취급 받고 있는 CD를 굳이 신경써야하나 라는 의문이 들 때 쯤, 집안 한구석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던 20년도 더 된 클래식CD 전집이 보였다. 버리긴 아깝고 듣기엔 불편한 이 계륵같은 것들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건 아마도 언젠가는 듣겠다는 마음이었을 것.

수십년 전 엄마가 방문판매를 당해(?) 구매했던 클래식 전집CD.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집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렇게 조건에 맞는 올인원 스피커를 찾아보았지만 최근 출시 제품중에는 역시나 적합한 제품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 2022년 새롭게 출시한 테크닉스 오타바(Technics Ottava SC-C70MK2)라는 제품을 알게 되었다. 최신 기능을 모두 지원하면서 무려 상단에 CD 트레이가 탑재 된 올인원 네트워크 스피커였다. 큰 고민이 필요 없었다. 나는 바로 이 녀석을 들이기로 했다.

보이는가! 상단에 당당하게 자리잡은 CD트레이의 모습을. 2022년에 출시한 스피커임이 믿겨지지 않는다.

테크닉스(Technics)는 일본 파나소닉(Panasonic) 산하의 음향전문 기업으로 전문가를 위한 턴테이블 제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조금 알아보니 스피커를 생산하는 기술력도 수준급이라는 평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나는 음향 전문가나 매니아 층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음질의 미세한 차이나 성향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기본적인 출력과 음의 밸런스만 만족스러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구매한 테크닉스 오타바(Technics Ottava SC-C70MK2) 제품은 내 기준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음질을 들려주었다.

음질 부분에서 약간 아쉬운 점은 베이스 부분이 전체적으로 과하고 뭉개지는 느낌이 있다. 전문가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더 낮은 출력의 제네바M 스피커와 비교했을 때도 확연하게 느껴진 부분이었다.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지만 명확한 음분리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꽤나 거슬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튀지 않아 어디에 놓아도 주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모던한 디자인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현세대 올인원 스피커 답게 필요한 네트워크 기능(Airplay 2, Bluetooth, DLNA,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인터넷라디오 등)은 대부분 지원한다. 따라서 별도의 기기나 연결선 없이도 상황에 맞는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이게 바로 빠져 나올 수 없는 올인원 스피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거기에 고음질 CD를 리핑작업(음원 파일로 추출) 없이 바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제품만이 가지는 특징이다.

유교전에서 사온 영어동요 CD를 바로 들을 수 있어서 엄마인 아내가 좋아한다.
그리고 팬심으로 버리지 못하고 묵혀 놨던 SES 누님들의 CD를 들을 수 있어서 나도 좋다.

테크닉스 오타바(Technics Ottava SC-C70MK2)는 100만원대 올인원 스피커 제품을 고려할 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음질이나 디자인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경쟁 제품 중 더 나은 선택지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올인원이라는 제품 특성상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사용 편의성과 범용성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해결해주는 이 제품이 꽤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제네바 스피커에 비하면 좀 투박하지만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도 만족스럽다.

마치며, 집에서 음악을 듣는 이유

이 제품을 들인 이후로 우리 집에서는 다시 음악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에는 분위기에 걸맞은 음악이 함께하듯, 집에서 지내는 시간에 음악과 함께 하면서 우리 가족의 일상도 좀 더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음악은 시간의 매체이다. 과거를 기억하게 해주고, 현재를 여유롭게 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해준다. 이 경험은 그 공간에서 음악을 함께 듣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때문에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그 순간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 아닐까 싶다.

31개월차 아이가 내가 즐겨 듣던 걸그룹 노래가 흘러나오자 ‘응애 응애 아기 때 이 노래 많이 들었어.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야!’ 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는 좀 놀랐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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